이전에 위 내시경을 받았을 때 궤양 조직이 발견되어서 조직검사를 받았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리고 예상했듯이) 헬리코박터에 감염되었다는 결과를 들었습니다.
헬리코박터
정확한 명칭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이 세균은 사람의 위에서 사는 세균입니다. 강한 산성을 띄고 있는 위가 참 살기 좋아서 위에 쳐박혀 사는 별 미친 균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이 위를 파 먹는건지 하필이면 위궤양이나 위염이라는 대표적인 위 질환을 일으킵니다. 아 십이지장 쪽도 가끔 파먹는가봐요. 하여간 참 나쁜 녀석이지요. 기생할거면 숙주 편안하게 해 주던가 해야지 참 예의가 없는 균입니다.
위궤양 등의 병은 지속적으로 발병하면 위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럼 헬리코박터 이 녀석은 위암의 원인이라고 봐도 되겠군요. 참 예의도 없으면서 귀찮은 균입니다. 실제로 1급 발암인자로 지정된 세균이니 긴장해야겠지요?
감염경로는 정확히 밝혀진 건 없다네요. 일반적인 추측(?)으론 사람 입을 통해서 입으로 전염된다고 합니다. 키스? [...] 한국의 독특한 식문화, 찌게를 숟가락으로 서로서로 푹푹 비위생적(?)으로 함께 먹는게 원인일지도 모릅니다. 술잔 돌리기도 감염 경로가 될 수도 있다니 조심해야 겠지요.
전 술을 안 먹습니다. 찌게도 왠만하면 덜어먹구요. 그럼 키스......는 아니고 -_- 아니 그럼 어디서 들어왔단 말인가요!! -_-;;;;
전세계적으로 인류의 반 정도가 이 녀석을 위 속에서 키운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부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건 아니라서 별로 없는 것 처럼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치료 방법
일단 위궤양 같은 상처가 있다면 그 상처부터 치료하는게 우선일겁니다. 제 경우도 실제로 헬리코박터 치료가 우선이 아니라, 우선 위궤양 자체의 치료 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 헬리코박터 치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치료방법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소독으로 박멸' 입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은 '세균'이라서 항생제 등으로 죽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항생제가 포함된 약을 일정 기간 복용하면 대부분은 박멸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제가 먹는 약도 항생제와 함께 제산제인지 뭔지를 별의별 알약을 섞어놓은 약입니다. 그런데 굉장히 독합니다. 항생제의 특징인지 모르겠지만, 약을 먹고 약 15분 정도 지나면 속에 가스가 차는 느낌이 들고 더부룩하고 거북하고 메스껍고... 하여간 약이 독해서 먹으면 속이 불편합니다.
약이 기분 더러우니 이왕이면 이딴 귀찮고 예의 없는 균은 키우지 맙시다. 당장 지금부터라도 남들 입에 닿는 모든 것은 자신의 입에 닿지 않게 하세요. 그러니 키스 금지! (제가 솔로라서 이러는거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