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5일 목요일

말벌주(노봉방주)는 무조건 조심해야 합니다

말벌주라고 하면 다들 아실 겁니다. 소주 혹은 담금주에 말벌을 넣어 숙성(?) 시킨 술이지요. 여기에 말벌집까지 함께 담그면 '노봉방주(露蜂房酒)' 라고 부릅니다. 약주의 한 종류로 알려질 정도로 유명한 술이지요.

과연 이 술이 몸에 좋을 것일까요? 아래 기사를 보시고 판단해 봅시다.
"말벌주 자칫하면 생명까지 위협"..식약처 경고 - 연합뉴스
국가에서는 위험하니 먹지 말라고 합니다.

말벌주의 효능?

그렇다면 도데체 말벌주가 어디에 좋은 것일까요?
말벌주가 고혈압, 당뇨, 관절, 전립선염, 통증, 기관지천식에 좋다
기사에는 이런 내용이 있군요. 정말 온갖 노인성질환(?)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정력에도 좋다는 이야기도 있고 심지어 중풍을 낫게 한다는 설 까지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효능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일부 독성분이 알콜과 반응해 면역 물질로 바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이 조차 근거 없는 설입니다.
말벌 독은 강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기도를 막히게 하는 등 위험. 이 때문에 식품원료로 사용이 금지
보통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는 말벌의 위험성은 위의 급성 알레르기 질환입니다. 기도를 막히게 해서 숨을 못 쉬어서 죽게 되지요.

그렇다면 알레르기 질환이 없는 사람은 먹어도 별 부작용이 없으니 좋겠다고 생각이 되시나요?

말벌독의 성분

말벌도 전 세계에 여러 종이 분포하기 때문에 독에도 다양한 성분이 들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대표적으로 국내 말벌에서 꼽히는 성분 두 가지를 꼽아볼까요?


우선은 만다라톡신(mandaratoxin)이 있습니다. 이 단백질은 근육과 신경을 마비시키는 신경독입니다. 일부 말벌은 사냥을 위해 독침을 쓰는데 이 성분의 효과이겠지요. 물론 과다 투여되면 사람에게도 치명적인 독입니다.

하지만 만다라톡신 자체로 사람이 죽는 경우는 잘 없는 것 같습니다.

다른 성분으로 히스타민(Histamine) 혹은 세로토닌(Serotonin)이 있는데 이 중에 유명한 것은 히스타민이지요.

특히 히스타민은 현대 사회에서 굉장히 자주 들을 수 있는 물질의 이름입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피부염 같은 병을 가지고 있으시다면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을 종종 복용하실 테니깐요. 그리고 이런 질환은 주변에 흔하지요?

히스타민은 유명한 알레르기(알러지) 유발 물질입니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증상이 없거나 혹은 쏘인 곳에 간지럼증과 붓기 만을 일으키는 그다지 위협적이진 않을지도 모를 물질입니다.

하지만 이 히스타민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는데, 히스타민이 체내에 들어올 경우 과민충격(Anaphylactic Shock) 혹은 급성 알레르기 쇼크(아나필락시스 쇼크, Anaphylaxis Shock)라 불리우는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경우 입 안이나 기관지, 심하면 혈관 등 피부가 아닌 체내에 급격한 부종이 발생하게 되는데 특히 기관지가 부어서 호흡을 못 하게 막아버리게 되면 굉장히 치명적입니다.

나는 알레르기 없으니 괜찮다?

상당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알레르기라는 것은 언제 어떻게 무엇이 나타나고 사라질 지 알 수가 없는 질환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어릴때 들깨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가 어른이 되어서 사라지는 경우도 있고, 어른이 되어서 특정 물질에 알레르기가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 알레르기 질환이 없다고 안심하는 것은 너무 큰 과오입니다.

제 경우도 일부 물질에 알레르기가 있고 급성 쇼크를 제법 경험했기 때문에 그 위험성을 너무 크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어릴 때는 잘 먹던 음식물에서 경험하고 있기에 굉장히 슬플 정도입니다.

알레르기 성분이 알콜이랑 만나서 중화되거나 바뀐다구요? 그건 과학적인 근거 특히 화학식에 근거한 데이터가 없이 함부러 이야기 할 것이 아닙니다. 사람 목숨이 걸린 문제에 추측성 이야기를 하는 것이 살인과 무엇이 다른가요?

마무리

말벌독에 대한 안좋은 이야기만 했는데 물론 부작용을 조심하라는 의미에서 글을 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벌독에는 성분이 많고 이 중에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물질도 있습니다. 알려진 것은 면역 증강을 위한 천연물질이나 항암 성분 등등이 있습니다.

물론 이런 좋은(?) 성분이 있다고 말벌독을 섭취하는 행위는 해서는 안되겠지요. 이런 물질은 해당 물질한 추출해서 사용해야 안전하고 유용한 것이니깐요.

하여간 근거 없는 속설로 아무 것이나 마구 집어 드시지 마시고 꼭 확인해 보는 습관을 가집시다.

아 가장 중요한 것을 빼먹었네요. 술은 세계보건기구(WTO) 산하 국제 암 연구소에서 지정한 1급 발암 물질 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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