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21일 화요일

스마트폰을 오래 보면 시력이 정말 나빠지나요?


옛날부터 어른들에게 종종 들을 수 있던 이야기 중 하나가 "TV 오래 보면 눈 나빠진다", "TV 너무 가까이서 보면 눈 나빠진다" 등 아이들의 시력과 TV 사이의 인과관계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TV 대신 스마트폰이 이 이야기의 대상이 되지요. 스마트폰 오래 쓰면 눈 나빠진다고 말이죠.

그렇다면 정말 스마트폰을 오래 쓰면 시력이 나빠질까요? 참고로 여기서의 시력의 나쁨은 근시를 이야기 합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면서 어린이 근시가 증가한다는 외신보도는 차고 넘치지만, 실제 언급된 보고서들을 찾아보면 “스마트폰이 근시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밝힌 경우는 전무했다. 스마트폰은 시력 저하와 무관하다는 연구보고서마저 보인다. 대부분의 병원에서 어린이 눈 건강을 위해 스마트폰을 멀리하라고 권고하지만 명확한 인과관계는 없는 듯했다. - 스마트폰과 시력 저하… 객관적·과학적 근거를 찾아서 (세계일보)
인과관계가 없다라는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관심이 있으시나면 링크한 기사의 전문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 외에 근거 없이 무작정 눈 나빠진다고 소개하는 블로그 글들은 무시(?)했습니다.

왜 스마트폰과 근시의 상관관계가 없냐인지는 상식적으로 봐야합니다.
TV를 가까이서 보는 것과 자라서 근시가 되는 것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근시는 안구 모양이 다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 스마트폰 자꾸 보면 눈 나빠질까? (사이언스타임즈)
근시는 안구의 모양이 변형되면서 발생하는 시력저하 현상이므로 유전적 영향을 가장 크게 받습니다. 당연히 TV나 스마트폰을 오래 본다고 근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유독 아이들의 시력이 나쁜 경우를 많이 보는건 그저 느낌일 뿐인걸까요?
동아시아 국가에서 근시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이유는 빛을 충분히 보지 못하는 환경 때문이라고 밝혔다. ...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공부 시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영국의 15세 아이들은 1주일 동안 숙제를 하는 데 5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중국 아이들은 14시간 이상 숙제를 했다. 즉, 활동이 실내에서 이뤄지면서 근시가 늘어나고 있다는 뜻이다. - 스마트폰 자꾸 보면 눈 나빠질까? (사이언스타임즈)
아마 이 부분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사교육에 시달리며 햇빛을 볼 기회가 갈수록 줄어가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전반적인 건강 악화로 이어지게 되고 이는 시력에도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입니다.

만약 정말 눈 건강을 위한다면 최소한 낮시간에는 아이들이 밖에서 뛰어 놀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는 말이겠지요.
이는 햇빛이 망막에서 호르몬의 일종인 도파민을 방출하여 눈을 보호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망막 도파민은 보통 낮시간에 많이 나온다. 그래서 만약 실내에 많은 시간을 머무를 경우, 사람의 몸이 낮과 밤을 구분하지 못해 망막 도파민이 제대로 분비되지 못한다. - 스마트폰 자꾸 보면 눈 나빠질까? (사이언스타임즈)
언급되어 있지 않기는 합니다만, 햇빛은 자연적으로 체내에서 비타민D를 합성 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적당량의 햇빛을 쬐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쁜게 없다는 말인가

아직 연구 중인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청색광입니다. 청색광은 고에너지 가시광선(High-Energy Visible Light, HEV Light)으로, 가시광선 대역 중 청색에 가까운 파장 중 고에너지를 지닌 파장 일부를 의미합니다.

이 청색광은 노인성 황반변성이나 안구암 등의 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화면에서도 청색광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에 눈이 장시간 노출되면 빛을 감지하는 망막 세포가 파괴돼 시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 혹시 우리 아이도… 스마트폰 청색광에 오래 노출되면 망막 파괴됩니다 (조선비즈)
좀 무섭게 느껴지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관련된 기사를 하나 더 인용하겠습니다.
매일 잠에 들기전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A씨는 눈이 뻑뻑한 느낌이 들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가량 스마트폰을 보며 잠든 A씨는 갑작스러운 시력 저하가 찾아왔다. 다급히 병원을 방문해 검진받은 결과 안구암 판단을 받았다. 스마트 폰에서 나오는 '블루라이트(Blue light)'가 안구암의 원인이 였다. A씨는 시신경과 망막세포에 심각한 손상을 입어 시력을 잃었다. - 매일 자기 전 스마트폰을 보면 '안구암' 걸릴 위험 증가 (국민일보)
위 기사들은 약간 선정적으로 쓰여지긴 했습니다. 즉 청색광과 안과질환의 인과관계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을 뿐이지 확실한 원인이다라고 짚은 것은 아닙니다. 일상생활에서의 청색광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중인 분야입니다. 너무 경계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또 이를 무시할 이유도 없겠지요.

그리고 청색광이 위험 수준으로 발산되는 곳은 딱히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바로 태양이 있습니다. 아침 태양은 청색광을 가장 강력하게 발산하고 눈과 저녁이 될 수록 점점 적어집니다. 태양의 청색광 세기와 일반 기기들의 청색광의 세기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너무 커서 비교 자체가 안될 수준입니다.

오히려 청색광 자체 보다는 빛에 의한 생체리듬 왜곡을 더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앞서 이야기한 도파민 등 생체리듬을 만드는 호르몬은 당연히 적절한 주기로 나오는 것이 중요하며 이런 주기는 인체가 햇빛을 받는 양을 통해 조절됩니다. 청색광을 혐오(?)하는 것 보다는 적절한 시간대에 적절한 햇빛을 쬐는 것이 훨신 현명합니다.

만약 걱정이 된다면 최근 스마트폰에서 거의 다 제공되는 나이트쉬프트나 블루라이트 필터 기능을 이용해 보는 것도 도움은 될 것입니다. 스마트폰에서 발산되는 청색광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는데다가 과다한 빛으로 인한 생체리듬이 깨지는 문제도 약간은 보완 가능할 것입니다.

눈 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상식들

상식 수준이라면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한번 써봅니다. 개인적으로는 아래에 인용한 두 가지를 꼽고 싶습니다.
...
⑦ 눈에 편안한 수준으로 화면 밝기 및 대비 조정하기
...
⑩ 화면 볼 때 눈 자주 깜빡이기
스마트폰 세상에서 아이들 눈 건강 지키는 10가지 방법 (동아사이언스)
궁금하시다면 위 기사 링크를 타고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상식 선의 이야기이지만 이 중에서 위의 두가지는 개인 일상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가장 실천하기 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밝기 수준을 조절하는 것은 앞서 이야기한 생체 리듬을 덜 해친다는 의미도 있고 눈의 부담을 줄여준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리고 눈을 자주 깜박이는 것은 눈물의 윤활유 작용을 돕는 것으로 눈에 상처가 덜 나게 합니다.

물론 이런 상식적인 규칙을 지키는 것과 더불어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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