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월 4일 금요일

미국 로메인 상추의 이콜라이는 무엇이고 왜 위험한가요?

미국에서 로메인 상추 대장균 사태로 사망자가 나왔습니다.
미국에서 로메인 상추를 먹고 병원성 장출혈성 대장균(이콜라이·E.Coli)에 감염된 환자 중 처음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 美 로메인 상추 대장균 사태로 첫 사망자 나와 (중앙일보)
기사에는 '이콜라이' 라는 이름의 대장균 때문에 사망자가 나왔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도데체 이 이콜라이라는게 무엇이기에 이렇게 위험한 것일까요?

이콜라이의 정체

이콜라이, 약칭 E.coli 로 표기하는 이름의 정식 명칭은 Escherichia coli 입니다. 이 이름의 우리나라식 이름은 '대장균' 입니다.

엥???

아니 이콜라이가 무슨 대장균이냐고 묻는 질문에 봉창 두드리는 격 아니냐고 할 수도 있는데, 실제로 이콜라이(E.coli) 라는 이름은 우리가 흔히 이야기 하는 대장균을 의미하는게 맞습니다.


대장균은 보통 동물의 창자에서 발견되는 균이기 때문에 대장균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대장균은 크게 해롭지는 않습니다. 장 속에서 살기에 최적화된 박테리아이기 때문에 심지어 장 밖으로 빠져나오면 쉽게 죽습니다.

문제는 기사가 이콜라이에 감염되어서 사람이 죽었다 라고 적어 놓은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기사 서두에 병원성 장출혈성 대장균을 이콜라이라고 지칭하고 있습니다.

좀 어이가 없습니다. 이 글 제목도 좀 어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정말 어이 없어서 이렇게 제목을 지었습니다.

결론은 이콜라이 자체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칭하기에 너무 큰 분류를 나타내는 이름입니다.

그럼 이제 문제의 장출혈성 대장균감염증에 대해 알아봅시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장출형성대장균감염증(Enterohemorrhagic Escherichia coli)이라는 복잡해 보이는 이름의 병이 있습니다. 약자로는 보통 EHEC 라고 표현합니다. 이콜라이(E.coli)랑은 많이 다른 모양이죠? 이 이름의 병을 주로 일으키는 대장균이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 한 대로 대장균은 보통 동물의 창자에서 찾을 수 있는 균을 의미하는 것이 맞고 대다수의 대장균은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해봤자 복통이나 설사 수준에서 그치지요.

그런데 이 대장균 중 일부, 대표적으로 O157:H7(줄여서 O-157 이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이라는 대장균은 조금은 센가 봅니다. 제법 유명한 녀석이라 O-157 이라는 이름 쯤은 들어보신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O157:H7 이 몸에 들어와도 다른 대장균 처럼 배탈 정도에서 그칩니다. 실제로 병원에서도 1~2주 정도면 자연치유 되는 경우가 많다 라고 하고 있습니다. 다만 심한 설사로 탈수가 오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 상황에 따라 병원에 가시는 편이 좋습니다.

그런데 이 감염증에 유명한 합병증 하나가 있습니다. 운이 나쁘거나 허약해서 증상이 악화되면 용혈성 요독 증후군(Hemolytic Uremic Syndrome, 약칭 HUS), 쉽게 말해 대장균이 혈관으로 침투해서 신장을 망가뜨리거나 뇌에 장애를 일으키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생명에 위해를 가할 수도 있다는 말이지요.

과거 미국에서는 이 병을 햄버거병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햄버거의 고기패티를 통해 전염되는 경우가 많았었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기억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국내에서도 얼마전 한 여자아이가 모 패스트푸드점의 햄버거를 먹고 이 증상이 나타나 안타깝게도 신장이 망가져 버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고소고발에 검찰 수사에 한동안 난리였고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도 아직 진행 중인 사건이지요. 그 여자아이가 걸린 병이 바로 이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에 의한 용혈성요독증후군 입니다.

결론

이번 로메인 상추 사태의 원인은 이콜라이(E.coli, 대장균) 중 하나인 O157:H7 대장균으로 예전부터 악명 높은 녀석 이었습니다.

O157:H7 역시 대장균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위생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딱히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설마 똥 누고 뒤 닦고 손 안씯고 다니시는건 아니시겠지요? 아니지요? 없지요? 정말 없지요? 없나요?

다만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상추에서 이 대장균이 증식했다는 점입니다. 왜 상추에서 대장균이 발견되었는지는 단순하게 생각하면 보면 동물의 배설물을 비료로 사용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걸 문제 삼기에는 힘들죠. 배설물은 그 자체로 천연 비료니까요.

상추의 경우 가열조리를 잘 하지 않기 때문에 요리 단계에서 대장균이 살균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배 단계에서 오염되어 있다면 결국 사람 입으로 들어오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재배나 유통 단계에서 미리 걸러내지 않는다면 굉장히 위험한 사태가 발생 할 수도 있어서 우리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이공계에 투자를 해야합니다. 늘상 해서 농담 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는데 사실입니다. 대장균 발견이나 살균 방법은 과학적 발견과 의학적 지식 그리고 기술적 구현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 글을 쓰는데 참조한 문헌은 아래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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