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2일 월요일

인삼은 정말 몸에 좋은 것일까


인삼은 과거부터 불로장생의 영약으로 쏜꼽히는 약초 중 하나 였습니다. 알려진 효과만 해도 신진대사를 회복시키고 심혈관질환을 개선시키고 빈혈이나 당뇨병 등의 치료, 간이나 뇌 등을 강화시키고 면역력도 증강시키고 항암작용에... 뭐 하여간 나열 하자면 끝이 없이 효과가 많습니다. 말 그대로 만병통치약 이네요.

그런데 과연 좋은 효과만 있는 것일까요?

인삼의 대부분의 효능은 과학/의학적 증명 보다는 경험적 결과의 서술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의학의 약재와 관련된 내용 대부분은 오랜 투약 결과(?)를 바탕으로 문서화 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요. 물론 이런 내용도 좋은 의학적 지식이기도 합니다만, 사용하는 용어 자체가 현대의학과는 맞지 않는 원기 회복이니 양기니 음기니 이런 식으로 설명하고 있다 보니 객관적 이해가 힘들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한의학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조금씩 이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다보니 만능 약재인 인삼에 대한 명암이 조금씩 구분되는 것 같습니다. 아래 기사는 최근 알려진 인삼의 부작용 하나를 소개합니다.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죽이지 못하고, 정상 세포에도 독성이 나타나기 때문에 Rg3 성분을 항암제로써 활용하기는 현재로써 어렵다" - 서울대 연구팀 "암세포 죽이는 인삼, 정상세포도 죽인다" (연합뉴스)
이번 연구에서는 항암작용의 주요 성분인 Rg3가 만나는 모든 세포를 죽여버리는 특성이 발견되었다는 것입니다. 지금껏 항암작용이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었기만 했지 정상세포까지 죽여버리는 특성은 모르고 있었던 것이지요.

정확하게 말하자면, Rg3의 부작용에 대한 논문은 이미 이전에 발표 되었으며 이번 연구는 이 Rg3가 일으키는 현상을 객관적으로 밝혀 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삼의 주요 성분

인삼의 주요 성분으로 알려진 것으로 사포닌(saponin)이 있습니다.
사포닌(saponin)은 스테로이드, 스테로이드알카로이드 혹은 트리텔펜(triterpene)의 배당체로, 물에 녹아 비누식의 발포작용을 나타내는 물질의 총칭 ... 특히 인삼에 함유된 사포닌 종류인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와 엘루테로사이드(eleutheroside)가 유명하다. - 사포닌(위키백과)
흔히 잘못 이야기 하는 것 중에 인삼의 유용한 성분으로 사포닌과 진세노사이드 두 가지를 함께 꼽는 경우가 있는데, 엄밀히 말해서 진세노사이드는 사포닌 배당체(Glycoside)의 일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는 천연 스테로이드 글리코사이드이자 트라이터펜 사포닌의 일종이다. - 진세노사이드(위키백과)
여기에도 사포닌의 일종이라고 나와있네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인삼에서 주로 발견되는 사포닌 배당체를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 라고 부릅니다. 인삼을 영어로 진셍(ginseng) 이라 부른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이름의 유래를 이해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배당체(glycoside)라는 용어는 전문적인 용어다 보니 이해가 어려운데, 특정 물질과 특수하게 결합한 화합물 이라고 정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필요할 경우 어떤 물질과 이 화합물이 반응하여 이 결합이 풀리게 되어 해당 특정 물질이 사용 됩니다. 주로 식물에서 많이 발견된다는 특징이 있지요.

그렇다면 스테로이드 라는 유명한 단어 하나에 집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스테로이드는 항염 진통제로 유명한 호르몬입니다. 사람의 몸에서도 자체적으로 합성됩니다. 상당히 유용한 호르몬이긴 하지만 장기간 다량에 노출되면 그 부작용도 크기로 유명하지요.

다만 진세노사이드의 설명인 스테로이드 글리코사이드 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이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위 설명은 단어 하나하나의 설명을 따로 이해했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확언 할 수가 없습니다.

인삼과 홍삼에서 발견되는 진세노사이드는 결합 구조에 따라 여러 가지로 세분화 할 수 있는데 흔히 부르는 Rg1+Rb1+Rg3 라는 세 가지 이름이 유명합니다. 세 가지 성분은 각기 다른 효능을 냅니다. 그리고 여기엔 위의 부작용이 발견된 Rg3 라는 이름이 보이지요.

홍삼

홍삼은 인삼을 섭취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식의 제품(?) 입니다. 홍삼은 인삼을 찌고 말린 것으로 그 색이 붉게 변하기 때문에 홍삼이라고 불립니다. 보통 이 과정에서 인삼의 독성이 사라져서 좀 더 안전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홍삼은 약이 아니라 건강식품 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대중성(?) 때문에 인삼의 부작용은 주로 홍삼을 통해서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홍삼으로 가공하는 동안 열에 약한 펩타이드 성분이 다 분해돼 부작용을 좀 경감시킬 수 있다는 얘기가 있지만 사실상 우리가 수삼을 먹든 백삼(수삼을 말린 것)을 먹든 다 끓여서 먹기 때문에 홍삼만 특별히 부작용이 없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 - '국민보약' 홍삼, 잘못먹으면 밤에…부작용 논란(중앙일보)
홍삼은 혈압을 높인다는 대표적인 부작용 하나가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고혈압 환자는 홍삼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 외에 열이 오른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데 아마도 혈압과 관련된 이야기일 거라 생각합니다만 멋대로 생각해서는 안되겠지요. 궁금하시다면 아래 기사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홍삼 자체가 열이 많은 약재이므로 열이 많은 사람이 복용하면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 홍삼, 먹지 말아야 할 사람과 제대로 먹는 방법(조선일보)
다른 비슷한 기사도 하나 더 인용해 보겠습니다.
“베타카로틴을 흡연자가 섭취하면 오히려 폐암의 위험도가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 홍삼효능 맹신 금지…무턱대고 먹다간 ‘해’ 될수도(한겨레)
모든 약이 다 그렇지만 만병통치약은 없습니다. 필요한 곳에 적절히 사용해야 약이지 그렇지 않다면 독입니다. 현대의학도 한의학도 모두 그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론

사실 부작용이 좀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이 글을 쓰기 시작 했습니다만 제가 익히 알던 수준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난 내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행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인삼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진행된 것은 아닙니다. 그 부작용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이번 Rg3 에 대한 연구 결과를 무시 할 수는 없습니다. 과학적으로 그리고 현대 의학적으로 증명이 된 연구이기 때문이지요. 부작용 하나를 객관적으로 알게 된 것도 굉장한 소득입니다.

그렇다고 이 연구 결과에 너무 목메일 필요는 또 없다고 봅니다. Rg3의 양이 얼마나 되면 사람에게 치명적인가 라는 연구가 되어야 알 수 있겠지만, 아마도 엄청난 양의 인삼을 농축하지 않는 한은 크게 위험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잘 사용한다면 Rg3 의 뛰어난 항암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암세포를 표적으로 Rg3 를 투입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한다면 유용한 항암치료로 활용 될 수 있겠지요. 한의학의 장점과 현대의학과 과학을 잘 결합할 수만 있다면 아주 좋은 결론이 나올 것은 뻔합니다.

다만 인삼에 대한 과도한 맹신이나 혹은 건강식품 처럼 아무렇게나 마구 섭취해도 된다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곳을 알고 부작용을 알게되면 이에 맞게 적재적소에 활용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딱 하나 진리가 있지요. 건강한 사람은 별 다른 약이 필요 없습니다. 이미 건강하니깐요. 건강하다면 굳이 인삼이나 홍삼을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당연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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