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4월 11일 수요일

물가 인상이 꼭 최저임금 인상 때문인가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된 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그 결과로 몇몇 신문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결과에 대해 각자 다른 기사를 내 놓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 인상에 얼마나 기여(?)를 하였는지 두 가지 시각에서 이 기사들을 살펴봅시다.


우선 아시아경제의 기사입니다.
"요즘 식당 중에 가격 안 올린 곳 있으면 나와보라고 해요. 우린 많이 올린 편도 아니야. 겨우 500원 올렸는데, 이마저도 부담스럽다고 하면 장사를 대체 어떻게 하라고 하는 건지. 가격을 올려도 인건비가 감당이 안되는데…"

아시아경제는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올리고 싶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리는 식당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 자체가 거짓은 아닐 것입니다. 영세상인들에게 인건비란 비중이 큰 요소니깐요.

하지만 아시아경제의 논지는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에 가서야 최저임금 인상이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라는 식의 내용을 겨우 인용하고 있을 뿐이지요.

같은 아시아경제의 과거기사 중 하나인 '"봉급쟁이, 당신들이 부럽소"..자영업자 소비심리 추락' 이라는 기사에서도 소비심리 추락이 최저임금 인상 탓이라는 논지를 보여줍니다.

반면 헤럴드경제의 경우는 아래와 같이 지적하고 있습니다.
적지않은 전문가들은 최저시급 인상이 물가 인상과는 크게 연관이 없다고 말한다. 되레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음식가격 상승이 일부 독점사업자들의 갑질이라는 지적

얼마전 교촌에서 배달료를 받겠다고 선언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할 수도 있는 이야기 같습니다. 갑 관계에 있는 업체가 가격을 올려버리면 을은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한다라는 이야기이지요. 그리고 갑이 이윤을 독차지하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는 최저임금이 10% 오르면 물가 인상은 0.2~0.4% 수준이라는 한국노동연구원의 보고서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최저임금이 물가 인상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는 것이 결론입니다.

뉴시스의 기사도 헤럴드경제와 비슷한 시각을 보여줍니다.
중소 제조 업체들의 제조원가는 대부분 올랐지만 대기업과의 거래에서 납품단가가 오른 업체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서는 비용이 오르지만 정작 납품단가가 오르지 않아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오히려 단가인하 라는 부당한 압력을 받는 중소기업도 있다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제조 비용이 증가했는데 납품단가는 오르지 않는다면 결국 중소기업의 손해가 됩니다. 그런데 오히려 대기업은 오른 비용에 비해 싸게 물건을 구입해서 오히려 비용 증가를 이유로 값을 비싸게 해서 시장에 내 놓은 이상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결국 대기업만 이득을 취한다는 것인데 이는 프랜차이즈 업계와 비슷한 형태로 보입니다.

다른 기사를 하나 보겠습니다.
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한 편법적 가격 인상을 차단하겠다”며 특별 물가조사 엄포를 놓자 업계는 일제히 “최저임금이 주된 원인이 아니다”라며 꼬리를 내리고 있다. 가격 인상의 ‘정당성’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깊어지는 이유다.

이 기사의 논지는 가격 인상의 원인은 다양하며 최저임금 인상은 그 중 하나일 뿐이다 라는 것입니다.

기사 전문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상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맹점과 비용 분담을 할 의지가 없다는 점을 역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결론

주변에서 임대료 문제로 떠나는 식당을 많이 봐왔습니다. 올라가는 임대료를 따라 잡기위해 음식 가격을 올리면 당연히 손님이 줄기 마련이죠. 다만 이런건 경험적인 사건이기 때문에 넣기에 부적절할 수도 있지만 임대료도 물가 상승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빼기도 그렇네요.

객관적인 지표 없이 개인적인 결론은 내는 점은 좀 걸리긴 합니다만, 제 이성과 감성을 동원해 보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은
  •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세사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된 것은 사실이나 원재료 가격이나 임대료 등 여러 부담원 중 하나일 뿐이다.
  • 물가인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갑의 관계에 있는 대기업 혹은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격을 올리기 때문이다.
  • 갑은 비용 분담 의지 없이 오히려 수익을 늘리는 데만 몰두하며 을(영세업체)을 쥐어짜고 있다.
라는 세 줄로 정리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물가가 상승해도 을의 수익은 오히려 떨어지고 갑의 수익만 개선되는 이상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의미는 이 을의 수익 개선으로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갑의 횡포가 지속되는 한은 바로잡히기 힘들 것 같습니다.

결국 정부의 공정한 잣대를 기대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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