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 2일 화요일

수면내시경 후기

몸이 한동안 안좋았습니다. 대충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었지요:

  • 가끔 가슴이 답답하고 움식물 넘기는 것도 답답할 때가 있었다.
  • 소화가 잘 안되는 것 같고 속이 빵빵 부풀어 오르는 것 같다.
  • 가끔 명치 부근에 강항 통증이 있었고 이 경우 어깨 까지도 얼얼하게 아픈 경험이 제법 있었다.
  • 밤 늦게 뭔가 먹다가 속이 간지러워서(?) 도저히 먹지를 못 하겠더라. 이 경우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신경쓰이는 간지럼이 지속.

이런 증상이 1주일 가량 생기고 결국 병원을 찾았는데 일단 초기 진단은 스트레스성 소화불량으로 진단 받았었지요. 대략 3일 가량 소화제와 진정제를 처방받았는데 의외로 효과가 좋은 것 같아서 약을 계속 1달 가량 먹었습니다.

그런데 약을 끊으면 얼마 안가서 또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더군요. 고통스러운건 아닌데 굉장히 신경쓰여서 잠을 못 잘 정도였어요.

개인적으로 인터넷을 이리 저리 뒤져보니 역류성 식도염이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역류성식도염을 예상하고 수면내시경을 예약하고 준비하였습니다. 간 검사도 해 보자며 피도 뽑고... -_-

하루 전에 저녁을 오후 8이 이내로 먹고, 그 이후로 물과 흡연은 10시 까지만, 이후로는 아무것도 먹지 말고 아침에 공복 상태로 오라고 하더군요. 이것도 의외로 고통. 물 까지 마음대로 못 마시다니 괴롭더군요.

그리고 다음날 긴장과 두려움을 느끼며 내시경 검사를 시작하였습니다.

혈압을 젭니다. 수면내시경은 고/저협압 환자에게는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미리 재 보는 것이겠지요.

내시경실로 이동한 뒤 엉덩이 주사를 한대 맞았습....니다가 아니라 놓으려다가 다른 간호사가 안놔도 된다면서 엉덩이 주사는 캔슬 -_-;; 뭐지?

손목이 아닌 팔목에 링거 바늘을 꼽습니다. 뭔가 넣는데 정확히 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보통 링거(링겔)입니다.

그리고 시럽을 두 가지 주더군요. 하나는 매우 끈적끈적한 요거트 같은 건데 그냥 꿀꺽 삼켰습니다. 다른 하나는 마취제라면서 삼키지 말고 입 안에 머금고 있다가 나중에 뱉으라네요. 그런데 이 마취약의 효과가 굉장히 독특합니다. 마치 식도가 점점 열리는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침을 삼키면 정상적으로 내려가는 순간 바로 식도가 쭈욱 벌어지는 그런 느낌...

이 후 링거를 통해 진정제를 주사하고, 손에는 맥박 측정기로 유추되는 뭔가를 꼽고 누웠습니다. 굉장히 두려웠기에 가슴이 쿵쾅쿵쾅 뛰는데 기계 때문에 다 들켰습니다. -_- 간호사들이 진정하라고 숨 크게 쉬라는 둥... 그게 맘대로 되면 얼마나 좋을지...

이 후 자리에 눕고 뭔가를 또 링거 바늘을 통해 주사를 놓더군요. 잠 오는 약인데 약하기 때문에 중간에 깰 수도 있다고 겁 팍팍 주면서...

수면내시경은 정확히 말해서 가수면내시경 이라고 하지요. 진짜로 잠을 들게 하는게 아니라 의식은 있으면서 수면 상태 비슷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중간중간 고통을 느끼고 이에 반응을 할 수도 있지만 이 고통을 잘 잊어버리는 그런 상태가 됩니다.

수면제를 맞고는 의외로 빨리 눈이 감겨 버렸습니다. 시작이 언제 어떻게 되었는지는 전혀 기억이 안나지요.

하지만 문제는 내시경 관이 중간 쯤 들어갔을 때 같습니다. 눈과 몸 빼고 잠에서 깨 버린 것이지요. 내시경이 들어가는 고통을 느끼며 욱욱 거리는 것을 정확히 느꼈습니다. 무지 아팠어요. 의사양반(...)은 참으라는 말만 하고... 간호사들이 몸을 꽉 붙잡고 있는 것도 이유겠지만 고통스러움에도 희안하게 몸부림이 쳐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렇게 두 번을 욱욱 거리며 고통을 참다가 눈을 떠 보니 회복실 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다시 잠들었다는 말이겠지요. 그리고 회복실이 너무나도 편해서 다시 잤습니다. -_-;;;;

잠시 동안은 목이 얼얼하고 침을 삼켜도 잘 안넘어 가더군요. 특히 목이 너무 얼얼합니다. 하여간 비몽사몽 간에 일어나서 의사양반(...)과 면담을 통해 식도역류는 아니고 위궤양이다 라고 알려주시더군요.

의외로 찾아보니 위궤양과 역류성식도염은 비슷한 증상이 있는 것 같습니다.

위 내부에 부어오른 조직은 일부 떼어내서 조직검사를 한다고 합니다. 즉 떼어냈다는 말이지요. 일주일 쯤 뒤에 다시 두고보자면서 엄청난 양의 약을 처방해 주셨습니다.

수면내시경 받은 후 그 날은 운전은 절대 하지 말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해가 되네요. 3시간이 지난 아직도 정신이 몽롱하고 졸립니다. 사고치기 딱 좋은 상태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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