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속 이야기: 소프트웨어 제값? 정부 때문에 미치겠다

2011년 9월 2일 금요일

소프트웨어 제값? 정부 때문에 미치겠다

[관련 기사] 정부가 발주하는 소프트웨어, 제값 쳐준다

좀 지난 이 기사를 읽다가 하도 열 받아서 블로깅 해 봅니다.

인력을 초급·중급·고급으로 나눠 가중치를 줘 개발비를 책정했다.

위 인용내용은 이미 이전부터 시행하고 있던 제도입니다. 개발자의 급수를 정해놓고 이 기준에 맞게 노임단가를 책정하는 방법이지요.

그런데 이 제도는 시행 때 부터 엄청나게 욕을 먹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급수를 메기는 잣대입니다. 기준이 너무 현실을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경력을 메길 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학력입니다. 대학 졸업 이후 몇 년 간을 기준으로 급수를 메기기 때문이지요.

실력 좋은 프로그래머는 졸업하기 전 부터 실무에 뛰어드는 케이스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 제도 때문에 경력 수 년을 손해보게 되어서 정작 제대로 된 노임단가를 못 받습니다. 바로 이게 현실을 왜면한 가장 들기 좋은 예 같습니다.

건설업계에서 노무 인력에 적용하는 것과 기본적으로 같은 방식이다.

이게 바로 현재의 XX같은 정부가 대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 들에 대한 대우입니다. 소프트웨어 개발이 무슨 공사장 막노동판인줄 아시나요?

단순노동자 분들에겐 죄송합니다만, 그 분들과 비슷한 대우 받으려고 대학 혹은 대학원까지 졸업한 건 아니란 말이지요.

개발이란건 그냥 한다고 되는게 아닙니다. 오랜 경력의 프로그래머들은 오랜 경력 나름의 노하우와 지식과 자신들만의 노력의 성과물(프레임웍/라이브러리 등의 개인 노하우의 집약체)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래 하면 할 수록 다릅니다. 건설 현장과 비교하면 상당히 자존심 상합니다.

또 지금까지 건설업계의 안좋았던 점을 생각해보죠. 싸게 빨리 지으려다 얼마나 많은 부실공사가 있었는지요?

정부는 앞으로 업체들이 얼마나 뛰어난 프로그램을 얼마나 빨리 만드는가를 평가해 개발비를 지급할 계획이다.

이 부분을 읽고 열이 머리 끝까지 뻤쳤습니다.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기 때문이지요.

소프트웨어 개발의 진리 중 하나는 인력 대비 개발 속도는 그 그래프가 다음과 같은 형식입니다.

U자 모양의 완만한 곡선이 보여주는 건에서 보여주는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은 적정한 인력이 투입되어야 가장 빨리 개발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소프트웨어는 몇 가지 기능별로 구분되고 이 기능을 모듈로 나누어서 각자가 하나의 모듈 혹은 모듈 패키지를 담당하게 되는게 정석입니다. 하지만 과다한 인력이 투입되어서 하나의 모듈을 여러 사람이 담당하게 되면 오히려 개발 기간이 늘어나게 되는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쓸 데 없이 많은 인력이 투입되면 오히려 성능도 낮고 버그 투성이 엉망진창 결과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건설업과 비교해 보자면 비슷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력 배분 측면에서 많은 곳에 인력 배분이 가능한 건설업과 다르게 소프트웨어 개발은 인력 배분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소프트웨어 개발과 건설은 비슷할지도 모릅니다만, 이런 기능 세분화에 따른 인력 투입 여력이 판이하게 차이납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개발 기간과 인력과의 비교는 상당히 어려운 일이지요.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개발 시간입니다.

건설 현장의 경우 인력별 투입할 일을 많이 배분할 수 있는 여력이 있기에 인력을 투입하면 건설 기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배분할 인력을 한정해야 합니다. 인력을 더 늘려봤자 오히려 개발기간만 더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고 한정된 인력으로 개발기간을 단축키시면 개발자들의 업무 부담은 어떻게 될까요?

개발 기간 단축 -> 개발자 업무 부담 + 스트레스 -> 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