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8일 목요일

비평 - '20년 잠자던 고압가스 규정' 단속에 업계 반발.."우리도 정부도 몰랐다"

오늘 아래와 같은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 생각의 여지가 있어서 이 글을 써 봅니다.
규정 인지하지 못한 업체들 5000만원 추가 비용 부담
"무리하게 규정 맞추려다 되레 사고위험↑", 실효성 논란
- '20년 잠자던 고압가스 규정' 단속에 업계 반발.."우리도 정부도 몰랐다" (News1)
정부가 20년간 하지 않았던 고압가스 단속을 갑자기 한다고 하자 업계에서 단체로 반발 하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정부가 몰랐다는 건 좀 문제의 소지가 있지요.

조금 더 살펴봅시다.
"정부가 규정을 갑자기 들이대며 단속해 피해. 불법인 줄 몰랐다." - 한국고압가스공업협동조합연합회 관계자
이 말에서 불법인 줄 몰랐다면 문제의 소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조합연합회라는 곳에서 법률을 모른다는 것은 해당 연합의 책임도 없다고 보기는 힘듭니다. 이익집단에 해당하는 조합연합회에서는 당연히 조합원의 이익을 위해 피해가 갈지 모르는 부분을 미연에 방지해 줘야겠지요.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시행규칙에 마련된 '저장탱크와 용기 합산 무게 5톤 이상시 지자체 허가' 규정
대형 가스 탱크를 지자체의 허가 없이 설치하면 안된다는 의미로 해석이 됩니다. 즉 다르게 보자면 용량이 큰 가스탱크는 그 만큼 위험하다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지요. 일견 합당해 보이는 법입니다.
"일부 업체가 경쟁사에 피해를 줄 목적으로 이 규정이 있다고 정부에 알리고 고소고발", "규정을 뒤늦게 인지한 정부가 단속을 시작" - 협동조합 관계자
그런데 몰랐다면서요? 정부도 몰랐고 조합도 몰랐는데 일부 경쟁 업체는 알았다... 이 정도면 조합의 책임이 없다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불법을 저지른 경쟁사를 신고하는게 잘못된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지자체 허가를 받기 위해 가스배관을 길게 늘리거나 용기를 실내에 두면 사고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 협동조합 관계자
응? 이상한데요? 법령은 분명 지자체의 허가 없이 안된다고 하고 있는데 다른 내용이 있는 건가요? 혹시 이 법을 우회하기 위한 편법 그런건 아니겠지요?
"이 규정을 적용하지 않더라도 고압가스 사고는 한 차례도 없었다"
정말인가요?

그래서 관련 있는 기사를 좀 찾아봤습니다.
실제 최근 5년 LPG 및 고압가스 사고 통계를 보면, LPG 사고는 406건, 고압가스 10건.
- “같은 고위험 가스, 안정규정은 달라” 고압가스, LPG에 역차별 ‘억울’ (아주경제)
위 기사는 LPG와 고압가스 규정이 다르다는 것이 억울하다는 취지의 기사입니다. 고압가스도 LPG 처럼 저장공간 합산 규제를 없애달라는 안전불감증 발언은 일단 넘어가더라도, 고압가스 사고가 없었다는 건 거짓이 되겠네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조합연합회의 주장은 사고가능성이 적으니 규제를 없애달라 정도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영세업체에 피해가 가는 일은 가급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따라서 일정 기간 단속은 계도 정도 선에서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보입니다. 정부도 몰랐다는 건 분명 책임을 져야 하는 일일 겁니다.

다만 조합연합회의 주장은 안전불감증이라고 보입니다. 불합리하다면 합리적인 선에서 고치기는 해야겠지만, 안전을 위한 규제는 과도할 정도로 해야 합니다. 오히려 약간의 사고 확률이라도 존재한다면 현 법령을 좀 더 사고 예방에 목적을 둘 수 있게 강화해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LPG가 고압가스와 다른 규제를 받고 있다는 것은 - 물론 다른 가스인 만큼 같은 규제가 적용되는건 잘못된 것입니다 - 생각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이는 LPG도 안전을 위한 규제가 더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LPG 사고가 더 많다면서요?

그 어떤 이익집단이든 안전을 위한 규제를 없애고자 한다면 저의 반발을 볼 것입니다. 후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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