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소연(?)은 집어치우고, 그냥 안과 진료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써 볼까 합니다. 혹시나 안과를 겁내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니... (치과에 충치 진료받으러 갔는데 진료받으려면 스케일링 해야 한다는 주장(?)에 고통 당하신 경험이 있다면 말입니다 -_-)
안과 진료
눈을 직접 만져보거나 아프게 하는 진료가 있을거라는 예상을 깨고 의외로 시력 측정 때 쓰는 기계와 비슷하게 생긴 3가지 기계로 간단하게 진료를 하더군요. 아마도 백내장 의심 진단 순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첫 번째로, 쳐다보고 있다가 갑자기 바람이 퓽~ 나오는 기계입니다. 눈에 먼지 들어갔을 때 누군가 바람 불어주는 것 처럼 바람이 갑자기(!) 나오는데 약간 따갑긴 합니다만 아프지는 않아요. 바람 나올 때 마다 자연스럽게 눈이 감깁니다.
두 번째. 시력 잴 때 쓰는 것과 똑 같이 그림 쳐다 보면서 초점 맞추는 그런 기계입니다. 이건 안경 쓰시는 분들이라면 익숙할 듯. 물론 이 다음에 한쪽 눈 가리고 그림이나 숫자 맞춰보는 일반적인 시력 측정도 합니다.
세 번째. 이게 약간 고난이 있었는데 아픈 건 아닙니다. 암실에서 눈 내부의 사진을 찍는 기계인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가 갑자기 밝은 빛이 터지는 그런 식이예요. 한번 찍고 나면 눈 앞에 거대한 동그라미가 한동안 남아있을 정도로 강력한 빛입니다. 하지만 햇빛을 쳐다보는 것 같은 식의 고통은 없구요, 그냥 놀라기만 하고 한동안 눈 앞이 잘 안보인다는게 그냥 좀 고통이더군요 (...)
의사와의 상담
기계로 진단 자료를 뽑은 후 의사양반(...)과의 상담시간입니다. 이 때도 약간 진료를 하지요. 그냥 눈 쳐다보면서 빛 비쳐보는게 전부입니다. 별로 걱정할 것 없는 진료더군요.
백내장이라 비스듬하게 눈 사진을 즉석에서 찍어서 보여주시더군요. 눈 안의 렌즈가 약간 뿌옇게 보이는 걸 직접 보니 신기하더군요. (무덤덤 -_-)
대표적인 안과질환 - 녹내장
기계로 눈 안을 촬영한 것에서 눈 내부와 시신경 관련 질환을 진단한다고 합니다.
촬영된 사진을 보면 시신경, 즉 눈 가장 안쪽의 신경다발이 모여 있는 곳을 위주로 눈 내부 전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녹내장과 안구 내부의 문제를 진단합니다. 특히 녹내장을 중요시하게 보지요.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져서 시신경에 무리가 가는 그런 병이라지요. 시야가 좁아지는게 증상 중 하나입니다. 녹내장은 실명까지도 진행되고 이 경우 완치도 어려우니 치밀하게 봐야합니다.
제 경우 시신경쪽은 아주 말끔하다고 하더군요. 다행이었습니다.
대표적인 안과질환 - 백내장
백내장은 빛을 이용하면 맨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지요. 아마도 첫 번째 바람 나오던 기계와 직접 진료로 진단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력 측정으로 백내장의 실제 상태를 파악하는 간접 자료로 쓰는 것 같네요.
백내장은 눈 내부의 렌즈가 뿌옇게 변다는 질환인데 주로 눈에 직접적인 상처가 있었거나 렌즈를 잘못 끼운다 등등의 물리적인 원인과, 선천적으로 백내장인 경우, 그 외에는 주로 자외선이나 노화로 인해 많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전 늙었군요. 아직 30대 초반인데 (...)
백내장의 증상은 안개가 낀 것 처럼 시야가 약간 뿌옇게 보이거나 빛이 퍼져 보이는 등입니다. 종종 뿌옇게 보이기 시작한다면 반드시 의심해 봐야 합니다.
백내장은 치료가 불가능한 병입니다. 그래서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약물요법을 사용하거나, 직접 눈 안의 렌즈 내부를 교체하는 수술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그냥 집에 가세요~" 라고 알려줍니다. 시력 측정을 하니 대충 교정시력 1.0 정도 나오니 사는데 무리는 없겠다며, "일상생활에 무리가 있을 정도로 나빠지면 병원 오세요" 라는 말과 함께... 심지어 병원가면 99% 확률로 맞는다던 주사 조차 생략하니 왠지 기뻤...
안과는 어렵지 않네요
서두에도 적었지만 진료가 어떤 방식일지 좀 두려웠습니다. 안과는 생전 처음이었으니깐요. 하지만 생각보다 쉽게 진료가 가능하고 고통도 거의(?)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안과 진료는 쉽고 가깝습니다.
생각해보니 대체로 병원의 초기 진료는 거의 고통이 없었는데 -_-;;; 치과 때문에 괜한 걱정을...
사족
제 친구가 그랬던 것 처럼, 찍은 사진을 "기념으로 주세요!!" 라고 할려고 했는데 깜빡해버렸군요. 아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