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29일 목요일

자바 저작권 전쟁, 구글이 졌다. 그래서?

몇 일 동안 아래와 같은 기사로 IT 쪽은 제법 시끄러운 편이었습니다. 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오라클과 구글 이라는 대립 관계가 만들어 졌던 사건 이었지요.

자바 저작권 전쟁, 구글이 졌다 - 중앙일보

오라클이 구글에 손해배상 소송을 건 사건이 벌써 8년 전 이야기가 되어 버렸네요. 몇 일 전 그 결론이 드디어 났습니다. 제목 대로 구글이 졌습니다.

재판이 지연되면서 배상액의 규모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대략 배상액이 9조원이 넘을거라는 이야기가 떠돌 정도로 화제의 재판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오라클의 구글 소송

오라클이 구글에 소송을 건 사건은 앞서 이야기 했다시피 굉장히 오래 되었습니다. 무려 8년 전 오라클이 구글 안드로이드가 자사의 자바API를 사용하고 있다며 사용료를 내라는 소송을 낸 것이지요.

API 는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s 의 약자로써 우리는 이 중 마지막 인터페이스(Interface) 라는 단어를 이해하면 됩니다.

인터페이스를 비유하자면 단어로 칭할 수 있습니다. 프로그래밍 언어라는 것은 실제로 우리가 쓰는 언어 처럼 서로 간의 약속으로 정해진 단어를 주고 받을 수 있게 설계된 것입니다. 이 단어의 의미는 뭐다라고 정해 놓고 단어를 쓰면 상대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는 것 처럼 컴퓨터에게도 특정한 일을 할 수 있게끔 지시하는 것이 가능하지요.

API를 쓴다라는 말은 그 언어 자체를 쓰는 것이다 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것이 이 소송 이었습니다. 당시 안드로이드의 껍데기(?)는 자바로 만들어져 있었으므로 안드로이드의 상당수가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었겠지요.

Java, the Programming Language



자바(Java)는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중 하나로 소프트웨어를 작성하기 위한 언어입니다. 유닉스로 유명한 썬 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 에서 창조 되었습니다.

이후 오라클이 썬을 인수하게 되면서 자바 또한 자동으로 인수하게 된 것이 이 사건의 계기가 됩니다.

자바는 가상머신(Virtual Machine) 개념과 함께 객체 지향 프로그래밍(Object Orient Programming) 개념을 발전시킴과 동시에 플래폼 독립적(Cross Platform) 언어라는 3종 업적을 달성 했습니다.

API는 과연 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가

이번 소송의 핵심은 바로 이 부분 이었습니다. API가 누군가의 소유물이 될 수 있는가 하는 점 말이지요.

앞서 API는 단순한 약속으로 볼 수도 있고 언어 그 자체로써 하나의 제품으로도 볼 여지가 있다고 했었는데 이것은 그저 한 개인의 생각일 뿐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다르게 말해서 언어의 구현 자체가 재산이냐 혹은 실체가 없는 규약도 포함해서 재산이냐 하는 이야기이지요.

법적 분쟁이 되는 경우 실제 개발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판사들이 과연 이런 요소를 어떻게 볼 지가 관점의 대상 이었습니다. 실무와 관련이 없을 수 밖에 없는 판사가 법으로 판단해 버리게 되면 실무자는 큰 영향을 받겠지요.

만약 판사들이 API를 소유물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면 언어를 소유한 기업의 가치가 올라갈테지만, 반대로 개발자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누군가의 소유인 언어를 쓰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럼 그 언어는 도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반대로 판사들이 API를 소유물이 될 수 없다라고 판단한다면 이제 기업이 프로그래밍 언어를 만들어 내거나 관리하는 하는 일이 점점 도태될 가능성이 있겠지요. 물론 이것이 기업에 직접적인 손해를 끼친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단순하게 판단하자면 이렇습니다.

그리고 이번 판결에서 결국 API도 소유물이 될 수 있다라는 판례를 만들었습니다. 즉 API의 저작권이 인정 되었습니다.

자 그럼 자바는 이제 어떻게 되는 것일까요? 저는 다른 언어로 최대한 빨리 갈아타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오라클이 자바를 대하는 태도

물론 오라클이 법적으로 자바를 소유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자바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자바 사용자들에겐 모욕이나 다름 없습니다. 하지만 오라클은 이미 많은 이들을 모욕했지요.

실제로 오라클은 2015년 부터 자바 개발을 거의 포기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주력 개발자를 몽땅 해고하더니 결국 상표권을 제외한 기업용 자바 프레임워크인 Java EE 를 오픈소스화 했습니다. 돈이 되는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는 포기한 것이지요.

오라클은 지금까지 자바의 라이센스를 이용해 돈벌이에 나서는 듯한 모습도 자주 보이고 있습니다. 자바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중에는 유료 라이센스가 포함된 제품도 있습니다.

자사 제품을 돈벌이에 활용하는 것은 기업에겐 당연한 것이겠지만, 프로그래밍 언어에 한해서는 여러 판단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 작성된 소프트웨어의 소스 코드는 지속적으로 재사용 할 수 있는데 만약 이 언어의 라이센스가 계속 바뀐다면 그 코드를 그대로 계속 쓸 수가 있을까요?

아무리 오라클이 법적으로 승소 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할지라도 개발자 개개인이 오라클을 곱게 볼 수는 없을 것 입니다.

하지만 API 저작권 사유로 오라클을 욕 할 명분이 이제는 사라져 버렸네요. 법적으로 인정을 받았으니 당연한 일이 된 것이니깐요.

아마도 오라클은 끝까지 자바를 이용해 돈을 벌어먹을 궁리를 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바 뿐만이 아니겠지요. MySQL 등 오라클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소유하는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자 그러니 여러분은 자바와 C++을 버리고 파이썬과 스위프트의 길로 들어서시길 바라...읍...

사견

의외로 저는 이 판결이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호기라고 판단할 정도입니다. 이제 기업 주도의 언어 발전 보다는 오픈소스 커뮤니티 주도의 언어 발전이 가속화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덕분에 기업 영향이 적어지고 이는 순기능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큽니다. 언어가 누군가의 소유라면 그 소유자에 휘둘리기 마련이겠지만, 오픈소스라면 실제 사용자의 의견이 개발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겠지요.

물론 기업 주도가 개발 속도가 빠르다는 건 사실이고 이는 장단점이 될 것입니다. 애플이 주도해서 개발한 스위프트(Swift)도 오픈소스화가 되긴 했지만 다른 언어에 비해 발전 속도가 엄청나다는 것 또한 사실이니깐요.

이런 상상은 장미빛 희망일 수도 있습니다만... 미래는 모르겠지요.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약간 걱정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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