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26일 월요일

또 하나의 유사과학, 수소수


최근 들어 유사과학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음이온이 몸에 좋다는 속설입니다. 그냥 속설로 넘어갔으면 되었을텐데 하필이면 음이온을 발생 시킨다며 라돈이 발생되는 방사성 물질을 침대에 넣어버린 사건이 있지요. 정부 차원에서도 음이온 광고를 원천적으로 막는 등 이제는 대부분 알고 계신 사안일 것입니다.

그런데 유사과학 이야기는 끝이 없나 봅니다. 최근에는 수소수라는게 몸에 좋다면서 이 수소수를 팔거나 혹은 수소수를 만드는 장치 등을 파는 광고를 볼 수 있습니다. 과연 수소수는 효능은 사실일까요 아니면 유사과학일까요?

수소수?

수소수의 정체를 알기위해 구글에서 검색을 해 봤는데 다른 잘 알려진 것들과는 다른 특징을 하나 발견 했습니다. 바로 위키백과에서 검색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한국어 위키백과에는 '수소수' 문건이 등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수소수' 라는 이름은 과연 과학적으로 공인된 단어일까요?

그렇다면 이 물질의 정체는 어떻게 파악해야 하는 걸까요? 이 블로그 특성 상(?) 나무위키의 내용은 언급하고 싶지는 않군요. 어쩔 수 없이 기사에 의존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행히도 관련된 기사는 제법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반 물과 달리 수소수에는 수소 분자가 녹아들어 있는데 이것이 온몸을 순환하면서 유해한 활성산소와 결합해 물로 바뀌고, 소변이나 땀, 눈물 등으로 배출된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 [팩트체크] 웰빙 바람에 뜨는 수소수, 정말 몸에 이롭나 (연합뉴스)
수소수가 몸 속의 활성산소를 없애는데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다만 이 기사에서는 수소수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업계의 주장' 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일까요?
일부 수소수 생산업체는 수소수가 질병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해 건강에 도움을 주고 더 나아가 아토피성 피부염, 당뇨는 물론 치매 등 질병에도 효과가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 [Science &] "질병 고치는 물"vs"효과 없는 맹물…과학으로 들여다본 수소水 논란 (매일경제)
다른 한 기사는 이 활성산소 제거를 넘어서 피부염이니 당뇨병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군요. 물론 과학적 근거는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업계의 홍보성 내용일 뿐입니다.

어쨌거나 공통적으로 주목 할 수 있는 이름은 바로 활성산소입니다.

활성산소

이제 활성산소에 대해 알아 봅시다. 일단 이게 위험하다는 이야기는 종종 들어 보셨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과연 얼마나 잘 알고 계신가요?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 또는 활성산소종은 산소원자를 포함한, 화학적으로 반응성 있는 분자이다 ... 이것이 세포구조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것이 산화적 스트레스이다 - 활성산소 (위키백과)
활성산소는 산소를 대사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합니다. 즉 숨을 쉬면 발생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세포를 파괴시킨다는 점에서 활성산소가 인체에 위험하다는 것은 증명된 사안입니다. 대표적으로 성인병이나 암, 치매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하지만 활성산소가 인체에 무조건 나쁜거라고 한다면 그건 또 아닙니다.
활성산소는 산소의 정상적인 대사작용에 의해서 자연스럽게 생기며, 세포신호와 항상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 활성산소 (위키백과)
다르게 말하자면 활성산소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세포신호와 항상성은 생명현상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입니다. 즉 활성산소는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 적당량은 꼭 필요합니다. 만약 너무 없거나 혹은 너무 많으면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활성산소를 무조건 줄이려는 노력은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일입니다. 실제로 활성산소가 적당량 있을 경우 면역력이 증진되고 당뇨병을 예방하거나 관절염에 효과가 있는 등 여러 부분에서 유리한 작용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수소(H2) + 산소(O2) = 물(H2O)

수소와 산소가 만나면 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는 이야기 입니다. 산소 분자(O2)와 수소 분자(H2)는 물 분자(H2O)의 재료로 쓰일 수 있지요. 즉 활성산소와 수소가 만나면 물(H2O)이 되고 남는 산소 원자끼리 결합하여 산소(O2)가 남게 됩니다.

그런데 수소가 무조건 산소와 결합하는 것은 아닙니다. 산소와 만나기 전에 다른 물질과 만나서 어떻게 합성되어 버릴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이 경우 건강에 좋지 못한 물질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는 않겠지요. 예를 들어 질소와 수소가 결합되면 암모니아(NH3)가 될 수도 있습니다.

수소와 산소가 직접적으로 만나야 결합이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산소나 수소 입자가 얼마나 작은지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세포 하나 안에 수소와 산소가 있다고 해도 이 둘이 만나서 결합할 확률은 매우 적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수소수에 들어있는 수소의 양은 극미량입니다.
대기압에서 물에 녹을 수 있는 수소 양은 아무리 많아도 1.6㎎(1000㎎=1g)을 넘을 수 없다. 수소수 업체들은 수소수 한 병에 1000ppb에 해당하는 수소가 포함돼 있다고 설명한다. `1000`이라는 숫자가 많아 보이지만 이는 1ℓ 물에 1㎎, 즉 0.001g의 수소가 녹아 있음을 의미한다. 하루 10ℓ 수소수를 마시더라도 수소량은 0.01g에 그치는 셈이다. - [Science &] "질병 고치는 물"vs"효과 없는 맹물…과학으로 들여다본 수소水 논란 (매일경제)
하루에 물을 10 리터나 마시면 전해질 농도 문제로 죽음에 이를 수 있고 그렇게 먹기도 힘든 만큼 말도 안되는 양입니다. 단지 핵심은 그렇게 많은 물을 먹어도 수소의 양 자체는 엄청 적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적은 양이 몸에 흡수가 되어서 수소결합을 일으키는 다른 물질과 만나지 않고 활성산소가 있는 세포까지 다다른 후 해당 활성산소와 결합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거의 0%에 수렴한다고 생각됩니다.

과연 광고의 내용을 믿을 수 있을까요?

결론

이상의 내용을 근거로 볼 때 수소수의 홍보 내용에서 전달하는 작용 및 효능에 대해서 신뢰하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수소수는 유사과학이다 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유사과학 이라는 말은 '과학적 증명이 없다' 라는 말이지 사기는 아니라는 말입니다. 수소수를 마신다고 해서 인체에 유의미한 피해를 끼칠 가능성도 역시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그냥 마셔도 아마 별 효과가 없겠지요.

확실히 해야 할 점은 무분별한 광고에 현혹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 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광고에 대한 규제는 알려진 문제 만을 규제할 뿐이기 때문에 현재 나오는 수 많은 광고가 대부분 검증되지 않았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 정도로 이번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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